3개 무기 활용 전투와 트랩 탈출 인상적…플랫포밍은 다듬을 여지 남아
엠게임에서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발리언트>는 ‘던전 RPG’를 지향하는 MORPG로, 횡스크롤 액션에 트랩과 퍼즐을 강조한 던전 플레이를 주 요소로 다룬다. 또한 5종의 무기 중 3개를 선택해 실시간으로 교체하며 싸우는 콤보 전투, <갓 오브 워>와 같은 게임에서 볼 수 있었던 미니 게임을 통한 ‘피니시’가 특징이다.
엠게임은 광고 모델에 영화 액션 담당 ‘정두홍’ 감독을 기용, 그의 액션을 게임 속에 녹여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발리언트 OBT 버전에서는 CBT에서 유저들이 지적한 부분 45가지를 수정한 모습을 보여, ‘유저와의 약속을 지키는 게임’이라는 모토를 내세웠다.
1월 26일 OBT를 시작한 발리언트를 살펴본다.
황금도끼 온라인?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 유저라면 발리언트의 첫 인상이 익숙할 것이다. 상하좌우 4방향 이동, 공격은 좌우만 가능, 탑승물이 있다는 점 등 어릴 적 즐겼던 게임 <황금도끼>를 생각나게 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횡스크롤 액션답지 않게 위기에 몰렸을 때 탈출할 수 있는 ‘메가 크래시’ 개념이 없다는 점도 비슷하다.
여기에 추가된 콤보와 무기 교환을 통한 연속기, 피니시 미니 게임을 통한 보스 처치는 전투의 타격감을 살림과 동시에 콤보를 연구하는 재미를 준다. 무기들은 각기 속도, 타격거리와 같은 요소에서 차이를 보인다. 처음에는 종족 전용 무기만을 사용할 수 있지만, 레벨이 올라감에 따라 최대 3종까지 한 번에 장비할 수 있다.
무기마다 전용 스킬이 있으며, 이 스킬을 퀵바에 등록하고 사용하면 해당 무기로 자동 변경된다. 이를 통해 다양한 무기를 사용하고, 스킬을 조합하며 콤보를 만들 수 있다. 무기는 공격 속도, 적을 때릴 때의 타격음, 이펙트를 통해 각자의 특징을 잘 살렸다. 적이 맞을 때의 반응도 확실해 공격하는 맛이 있다.
< 위치를 잘못 잡으면 순식간에 두들겨맞는다 >
발리언트의 전투에서는 탈출기가 마땅치 않기 때문에 공격 때마다 적과 자신의 위치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 적이 조금만 몰려도 좌우에서 공격을 받으면 한 대도 때리지 못한 채 순식간에 날아가는 생명력을 볼 수 있고, 스킬을 사용할 때도 위치를 잘 보고 사용하지 않으면 위나 아래에 남은 적에게 공격을 받을 수 있다.
회피기로 덤블링이나 대시가 있지만, 완전 무적은 아니고 사용 후 대기시간 때문에 제약이 있다. 액션을 살리고 긴장감을 부여하려는 시도는 좋으나, 파티 플레이가 아닐 경우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도 있다.
< 피니시는 무기 종류별로 다르다 >
피니시는 보스급 적이 일정 체력 이하일 때 등장하는 시스템이다. 피니시에 들어가면 화면에 표시되는 키를 순서대로 누르는 미니게임을 하게 된다. 키를 모두 맞게 눌렀다면 적을 타거나, 적의 무기를 이용해 멋지게 처리하는 캐릭터의 모습을 볼 수 있지만, 실패했을 경우 다시금 피니시를 입력할 수 있을 정도로 적의 체력을 깎아야 한다.
피니시 모션은 무기별로 달라 같은 보스라도 무기를 바꿔가며 시도해 보는 재미가 있다. 하지만, 미니게임 키가 언제나 같아 같은 던전을 몇 번 돌게 되면서는 약간 반복되는 느낌을 받았다. 적게나마 변수를 주는 것은 어떨까.
탑승물은 플레이 중 만나는 용, 멧돼지 등에 탑승해 공격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탑승물에 따라 공격 형태가 달라진다. 탑승에는 제한 시간이 있으며, 초중반에 만나볼 수 있는 탑승물은 무적이다. 탑승물은 대부분 조건 없이 탑승할 수 있음에도 탑승시 공격력이 3배 가까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더군다나 타고 있는 동안에는 피해를 입지 않기 때문에 ‘한 대 맞으면 낙마’나 ‘적이 탑승하고 공격한다’는 반대급부도 없다. 결국 탑승물이 등장하는 방(게임 내에서는 ‘스테이지’로 표시)에서는 우선 적을 무시하고 최대한 빨리 탑승물에 탑승한 뒤, 적을 몰아 공격키만을 연타하는 단조로운 진행이 된다.
방이 3개에서 4개, 많으면 5개 정도로 구성되는 던전에서 방 하나 정도를 그저 공격키 연타로만 통과할 수 있다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다듬을 필요 있는 트랩과 퍼즐
< 다양한 장애물을 넘어가야 한다 >
‘던전 RPG’라는 문구답게 발리언트의 던전에는 여러 가지 위협요소가 있다. 작게는 2단 점프로 넘어갈 수 있는 가시덩굴, 크게는 용암 위를 지나가는 이동 발판과 같은 지형은 플랫포밍 액션 게임의 요소를 받아들인 부분이다.
또한 지나가면 떨어지는 종유석, 시간차를 두고 움직이는 가시 발판과 같은 트랩이 플레이어를 <악마성 드라큘라>와 같은 고전 액션 게임의 세계로 인도한다. 이를 통해 플레이어는 적과의 전투 외에도 지형을 돌파하면서 던전을 ‘깼다’라는 성취감을 얻는다.
다만, 지형이나 트랩을 전투에 이용할 거리가 없는 점은 아쉽다. 발리언트의 트랩은 대부분 ‘떨어지거나 걸릴 경우 피해, 혹은 사망’과 ‘다음 스테이지로 진행하기 위한 이동절차’에 그친다. 이런 요소가 있는 액션 게임에서는 적을 유인해 떨어뜨리는 것 처럼 트랩이나 지형을 역이용하는 방법이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발리언트에서 트랩은 오직 플레이어만 걸릴 뿐, 적은 그에 대한 영향을 받지 않는다. 적을 낭떠러지 근처까지 유인하더라도 떨어뜨릴 수 없으며, 떨어지는 암석 기둥 아래에서도 전혀 피해를 받지 않는다. 결국 플레이어는 적과의 전투에서 지형을 이용하기보다는 하나의 압박 대상으로만 생각하게 된다. 트랩을 강조한 게임임에도 이런 이용요소가 약한 점은 보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 발판이 올라갈 때는 점프를 삼가하자 >
플랫포밍 자체의 완성도가 낮은 점도 우려된다. 진행 중 이동하는 발판에서 2단 점프를 했더니 갑자기 발판에 끼거나 아래로 떨어지는 문제, 2단 점프로 올라가는 곳인데 점프 타이밍이 애매해 올라가기 힘든 곳은 수정할 필요가 있다.
좋은 소재, 마무리는 아쉬워
발리언트는 그 동안 ‘스타일리시’ 위주로 나갔던 온라인 횡스크롤 게임과는 다른 요소를 여럿 가지고 있다. 고전 게임이 생각나게 하는 전투와 플랫포밍, 그리고 트랩이 조합된 던전 플레이가 그것으로, 비슷한 게임을 즐겨 본 유저라면 발리언트에서 추억 이상의 감정을 가질 법도 하다. 콤보, 무기 교체와 피니시 같은 최근 게임의 액션성을 살리려는 시도가 이 요소들과 잘 어우러진 점도 높게 살 부분이다.
하지만 부실한 플랫포밍의 완성도, 차별화 요소 중 하나인 트랩이 플레이어를 위협할 거리로만 활용되는 점은 좀 더 개선할 필요가 있다. 유저와의 약속 45가지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준 게임인 만큼, 앞으로 더욱 나은 모습을 기대한다.